이란, 호르무즈 봉쇄 시 유가 130달러? 내 주유비 2,100원 넘는 최악의 시나리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전 세계 경제에 '적색 경보'가 켜졌습니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맞서 이란이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강력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JP모건 등 월가에서는 최악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남의 나라 전쟁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는 당장 우리의 주유비, 장바구니 물가,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거대한 태풍의 서막입니다.
사건의 발단: 미국은 왜 이란을 공습했나?
이번 사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핵시설 3곳을 선제타격하며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은 이를 '이란 국가가 아닌 핵 프로그램과의 전쟁'이라 규정하며, 더 이상의 핵무기 개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동시에 "언제든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는 '채찍과 당근'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맞대응: 세계 경제의 급소를 겨누다
이란의 선택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었습니다. 전 세계 원유의 20%, 특히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지나는 이곳을 막는 것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경제적 인질극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란 의회는 이미 봉쇄 법안을 통과시키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심층분석] 유가 130달러, 내 지갑에 미치는 영향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만약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가 현재 약 85달러에서 JP모건의 경고대로 130달러까지 치솟으면, 우리 주유비는 얼마나 오를까요?
1. 한국 휘발유 가격의 비밀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은 단순히 국제유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크게 '국제유가 + 정제비용' 부분과 '세금' 부분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핵심은 세금 중 상당 부분이 가격에 따라 변하는 '정률세(%)'가 아닌, 리터당 정해진 금액을 부과하는 '정액세(원)'라는 점입니다.
- 변동 부분: 국제 석유제품 가격, 환율, 정제 마진 등
- 고정 부분 (정액세): 교통·에너지·환경세(리터당 529원),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 변동 세금 (정률세): 위 모든 금액을 합한 가격의 10%인 부가가치세(VAT)
2. 그래서 리터당 얼마까지 오를까? (계산 시뮬레이션)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유류세 인하 조치가 적용 중임을 감안하여 계산해 보겠습니다.
국제유가가 85달러에서 130달러로 오르면, 약 53%가 인상됩니다.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을 제외한 원가 부분이 이와 연동하여 상승한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 구분 | 현재 (유가 85달러) | 미래 (유가 130달러) | 변동폭 |
|---|---|---|---|
| 평균 휘발유 가격 | 약 1,700원/L | 약 2,150원 ~ 2,200원/L | +450원 ~ 500원 |
* 현재 세금 및 유류세 인하폭을 기준으로 한 추정치이며, 환율 및 정제마진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보다 리터당 약 500원 가까이 급등하여 2022년 유가 폭등기 수준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50리터를 주유할 경우, 지금보다 한 번에 25,000원을 더 내야 하는 셈입니다.
3. 주유비가 끝이 아니다: 우리 경제를 덮칠 '도미노 효과'
유가 상승은 단순히 주유비 부담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모든 산업의 혈액과도 같은 유가 상승은 우리 경제 전반에 연쇄적인 충격을 가져옵니다.
- 물류비용 급등 → 모든 제품 가격 인상: 트럭, 선박, 항공기 운송비가 오르면서 공산품, 농수산물 등 우리가 사는 모든 것의 가격이 오릅니다.
- 생산원가 상승 → 기업 경쟁력 약화: 공장을 돌리는 비용이 증가해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이는 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가처분소득 감소 → 소비 위축: 교통비와 난방비 등 필수 지출이 늘어나면, 가계는 외식, 여가 등 다른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어 내수 경기가 얼어붙습니다.
결론: 먼 나라 전쟁이 아닌, 바로 우리 문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지정학적 위기를 넘어, 이제 우리 모두의 '경제 안보' 문제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연장 등 단기적인 대책을 강구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한동안 국제 정세와 유가 변동 뉴스를 그 어느 때보다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