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최저임금, 올해도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
매년 여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다음 해의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일인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2026년 최저임금 결정이 법정시한을 넘기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월급봉투의 두께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합니다. 과연 양측은 어떤 숫자와 이유를 내세우고 있는지, 그들의 목소리 속에 담긴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숫자로 보는 극명한 입장차: 11,460원 vs 10,070원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양측의 요구안은 그 간극이 매우 큽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 싸움이 아닌, 각자가 처한 절박한 현실을 대변합니다.
- 노동계 요구안: 시급 11,460원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요구)
- 경영계 요구안: 시급 10,070원 (생존을 위한 마지노선)
한쪽은 '생계'를, 다른 한쪽은 '생존'을 이야기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첨예한 대립의 뒤에는 어떤 사연들이 있을까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한숨
Case 1. 김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의영 씨
1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했지만, 해마다 오르는 식자재 값과 공공요금에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져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합니다. 직원 4명의 4대 보험료와 주휴수당까지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은 가게의 존폐를 결정하는 큰 문제입니다.
Case 2. 소규모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최기덕 씨
직원들의 급여는 최저임금에 가깝지만, 각종 수당을 합치면 실제 지급액은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인건비가 올랐다고 해서 거래처에 납품 단가를 올리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최저임금이 곧 내 월급" - 저임금 노동자의 호소
Case 1. 14년차 마트 노동자 김미나 씨
14년간 성실히 일했지만, 월급은 늘 최저임금을 따라가는 수준입니다. 한 달 200만 원 남짓한 돈으로 임대료, 생활비 등을 해결하고 나면 저축은 꿈도 꾸기 힘듭니다. 정년을 앞두고 있지만, 예상 퇴직금은 3천만 원 정도에 불과해 미래가 막막합니다.
Case 2. 취업 준비 중인 진영찬 씨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지만, 월세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생활은 늘 팍팍합니다. 특히 치솟는 물가를 보며 박탈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합니다.
'사회적 대타협'의 지혜가 필요한 순간
이처럼 최저임금 문제는 누구 하나의 잘못이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복잡한 방정식이 되었습니다. 특히 저성장·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어느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기보다,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생존 기반을 무너뜨리지 않는 '사회적 대타협'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앞으로의 협상 과정과 그 결과가 우리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귀추가 주목됩니다.